‘돈 버는 AI’ 앞두고 파업 ‘암초’ 만난 카카오
4개 계열사 이어 본사도 파업 우려
AI 전환·신규 상품 개발 일정 차질
성장 위기에 파업까지 주가도 최악
카카오가 ‘돈 버는 인공지능(AI)’ 전환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그룹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오는 27일 2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 조정이 결렬될 경우 카카오 본사도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2차 조정이 파국을 맞을 경우 사상 처음 파업으로 이어질수도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광고·커머스·금융 등 수익 사업과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카카오의 신사업 추진력과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AI 경쟁에서, 노사갈등으로 AI 동력이 상실되고 있다. 주가도 최악이다. 애먼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카카오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전날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
카카오 본사를 제외한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이미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 4개 계열사의 구체적인 파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관건은 카카오 본사다. 본사는 파업 찬반투표를 미리 가결했지만 아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는 아니다. 노사는 오는 27일 오후 3시 2차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합의가 불발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본사 노조도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카카오 본사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 된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등 보상 체계 문제다. 카카오 노조는 사측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일반 직원 성과 보상에는 소극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회사는 남은 조정 기간 동안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카카오가 올해 AI 전환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노사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앞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단순히 방문하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톡 내 대화에서 시작해 결제까지 완료되는 에이전트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가 아니라 대화, 검색, 추천, 결제까지 이어지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노사 갈등이 길어질 경우 이 같은 신사업 실행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계열사별 사업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 등 금융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 관리가 중요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은 각각 AI·클라우드 B2B 사업과 그룹 내부 개발·운영 지원을 맡고 있다. 엑스엘게임즈 역시 신작 개발과 라이브 운영 일정이 변수로 꼽힌다.
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카카오는 전날인 20일 4만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4만원 선이 깨지며 3만9800원까지 떨어졌다. 4만원대 방어에 실패할 경우 최근 5년 내 저점 수준인 3만2550원까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는 1분기 호실적에도 성장성 둔화, AI 전략 불확실성, 콘텐츠 사업 부진 등으로 주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파업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투자심리 회복은 한층 늦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서비스 차질보다 노사 갈등 장기화에 따른 성장 동력 약화를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핵심 서비스가 곧바로 멈출 가능성은 낮지만, AI 전환과 신규 서비스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중장기 경쟁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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